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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아니마(ANIMA)> 줄거리, 해석과 리뷰

by wakey 2023. 5. 29.

넷플릭스에서 시청 가능한 <아니마(ANIMA)>는 여러 평론가들이 사랑하는, 상업영화와 예술영화를 동시에 품는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이 찍고,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영국의 밴드 '라디오헤드'의 '톰 요크 옹'이 출연한 2019년 작품이다. 거기에 러닝타임은 15분짜리인 단편 영화라고 볼 수 있고 뮤직비디오라고 볼 수도 있다. 제목의 아니마(Aima)라는 개념은 카를 융이 제시한 개념이다. 남성에게 내재된 여성적인 측면을 가리키는 융의 정신분석학적 용어이다. 이에 대한 자세한 해석과 리뷰를 적어보겠다.

아니마 (ANIMA)

<아니마(ANIMA)> 줄거리

영상은 땅 속을 달리는 지하철에서 시작된다. 꾸벅꾸벅 잠에 든 승객들이 보이고, 그 와중에 슬며시 잠에서 깨는 톰 요크 옹과 한 여인이 보인다. 둘의 눈이 마주치는 순간 승객들의 안무가 시작된다. 잠에 빠져 일사불란하게 뒤척이는 듯한 군무이다. 지하철이 멈추고, 승객들은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그 때 톰 요크 옹의 눈에 아까 그여인이 두고 내린 도시락 가방 하나가 보인다. 톰 요크 옹은 그 가방을 전해주기 위해 승객의 인파 속으로 뛰어든다.  그 와중에 그 인파속에서 눈을 뜩 있는 사람은 여인과 톰 요크 옹 뿐이다. 톰 요크 옹은 개찰구에서 막히기도 하고, 거꾸로 밀려 오는 눈 감은 자들의 방해를 받으면서도 기어이 지상으로 올라와 그 여인과 만난다. 둘은 지상의 밤거리를 함께 달리고 춤을 춘다. 곧 낮이 오고, 둘은 지상의 트램에 함께 올라타며 영화는 끝이 난다. 

 

해석과 리뷰

줄거리를 살펴 보았으니 아니마라는 단서를 붙잡고 정신분석학적 분석을 이어가 보겠다. 잠에 빠진 지하철의 승객들은 '꿈'에 대응시켜 본다. 그렇다면 지하철은 무의식의 영역을 의미한다. 꿈은 온갖 무의식이 얽혀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무의식이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내면의 심층 영역을 가리킨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의식할 수도 없고 드러나지도 않는 무의식을 어떻게 존재한다고, 혹은 연구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일까? 융의 스승인 프로이트는 '꿈'을 해답으로 내놓는다. 우리가 자각하지 못하는 무의식의 영역이 꿈 속에서 드러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신분석학에선 꿈을 무의식이 드러나는 장으로 보는 것이다. 아니마에서 이 꿈의 영역, 무의식의 영역은 지하철로 표현된다. 지하철은지하, 즉 심층에 있다. 그리고 톰 요크 옹은 자신의 아니마를 찾아 지하에서 지상으로 올라온다. 지하에서 지상으로, 심층에서 표면으로, 무의식에서 의식으로, 물론 그 과정에서 무의식의 방해를 받는다. 눈 감은 존재들에게 휩쓸리고, 그들을 역행하고, 부딪히기도 한다. 하지만 이 험난한 과정 끝에 톰 요크 옹과 아니마는 만난다. 그리고 함께 춤을 추기 시작한다. 닉 수재니스의 <언 플래트닝>을 보면, 이상적인 대화는 둘이 추는 춤과 같다는 대목이 나온다. 각기 다른 동작을 취하지만 그것은 다시 하나의 조화를 이루고, 조화를 이루되 서로를 침범하거나 상처 입히지 않는다. 톰 요크 옹과 자신의 아니마가 함께 추는 춤은 바로 그런 이상적인 대화이다. 조우, 대화, 조화 인 것이다. 남성인 자신의 내면에 있는 여성적 자아와의 대면하는 것이다. 그리고 시간은 어느새 흘러 모든 것이 환하게 비춰지는 낮이 된다. 모든 것이 백일하에 드러나는 의식의 세계가 도래한다. 둘은 트램에 올라탄다. 트램, 그리고 지하철. 작 중에서 두 탈 것들은 모두 같은 방향을 향해 달린다. 화면의 소실점을 향해 달린다. 우리의 의식과 무의식을 태우고 한 방향으로 내달리는 것, 아마 시간 혹은 우리의 삶을 은유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실 이런 리뷰를 읽는 것보다 한 번 더 보는 것이 더 좋은 영화이다. 초반 지하철에서의 군무 장면, 거대한 석벽 위로 펼쳐지는 빛의 향연, 기울어진 흰 무대 위의 춤 등 굉장한 비주얼이 시시각각 우리를 즐겁게 해준다. 최면에 빠뜨리는 듯한 음악도 매력적이다. 톰 요크의 노래 3곡이 사운드의 전부이다. 사실 그의 앨범 아니마를 영화화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멜로디 라인이 희미하고 소음과 음악의 경계가 없는 듯한 실험적인 곡들이기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라디오헤드'의 멤버인 '조니 그린우드'가 음악감독으로 참여했다. 톰 요크가 세스페리아의 영화음악을 만들기도 하였고, 감독 폴 토마스 앤더슨과 톰 요크가 함께 한 것은 어쩌면 당연히 예정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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